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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3

야구만화 드림의 진실 (사기캐, 갑자원, 논란)

by 독서광(진)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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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 왕종훈', '바람의 마운드'를 감명깊게 본 독자로서 처음 '드림'을 보았을 때 흑화된 주인공 스타일을 보고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끝까지 다본 후 일단 먼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드림’은 평범한 야구 만화가 아닙니다. 주인공 쿠리 다케시의 압도적인 실력과 팀의 성장을 그리는 듯하지만, 만화가 진행되며 점점 현실에서 괴리되는 전개와 설정 붕괴, 논란성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이 글에서는 드림의 전개 흐름, 주요 인물의 변화, 논란이 된 갑자원 이후 전개를 집중 분석해보며, 과연 ‘드림’이 야구만화로서 적절한 흐름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인간 말종에서 주인공으로, 다케시의 사기성

‘드림’의 초반은 매우 독특합니다. 주인공 다케시는 뛰어난 실력을 지녔지만 성격이 극도로 비틀어진 인물로, 야구부에서 쫓겨나며 불량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꿈의섬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변화를 시작하고, 1권부터 5권까지는 이 성격 개조 과정이 주된 흐름을 이룹니다. 사실 이런 주인공이 그동안 착하고 성실한 주인공만 봤던 저에게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성격은 비뚤려진 것 처럼 보이지만 노력도 많이하고 속은 따뜻한 주인공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에 나타났습니다. 다케시는 사실상 모든 상황을 혼자서 해결하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팀원들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작중 묘사도 이를 강조하죠. 이로 인해 독자들은 점차 다케시 원톱체제에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실력은 ‘만화니까 가능하다’는 수준을 넘어서며, 현실의 프로 선수조차 흉내내기 힘든 수준의 기술들을 무의식적으로 마스터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예를 들어, 특정 야구이론이 처음 언급되는 시점에 이미 다케시는 그 이론을 경기 중 활용하고 있으며, 놀랍게도 팀원들조차 경기 도중 해당 이론을 이해하고 활용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독자에게 ‘설정과 전개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인상을 강하게 줍니다. 즉, 성장형 스포츠물이라기보다는 다케시 개인의 ‘전지전능 쇼케이스’처럼 비춰지는 것이죠.

2. 갑자원 전후의 분위기 급변, 이질적 전개

‘드림’의 전개를 구분하자면 1부는 지구 예선, 2부는 갑자원(전국대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두 파트는 분위기와 연출 방식, 내용의 밀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지구 예선까지의 전개는 무거운 분위기와 극단적인 캐릭터 설정이 지배적입니다. 다케시는 철저히 무자비한 천재로, 팀원들은 어리숙하고 실력이 부족한 캐릭터로만 소비되며, 전체적으로 독자에게 피로감을 주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갑자원에 들어서며 흐름이 달라집니다. 상대팀 선수들 또한 사기적인 능력을 보이며, 드림 팀원들도 급격한 성장을 보여줍니다. 개그 요소가 증가하고 다케시의 성격도 완화되면서 분위기는 한층 가벼워지고 소년 만화다운 활력이 생깁니다. 다만 이 변화는 너무 극단적이라는 비판도 많습니다. 특히 갑자원 이후에는 투수가 던진 공이 포수에게 도달하는 동안 수많은 대화가 오가는 장면이 반복되며 리얼리티가 완전히 무너집니다. 경기 도중 등장인물들이 서로 심리전을 펼치고 기술 이론을 분석하며 긴 대사를 나누는 장면은, 더 이상 현실의 야구 경기와는 괴리된 비현실적인 판타지물로 인식되게 만듭니다.

3. 논란의 중심, 부정선수 설정과 비현실적 연출

일단 지금보면 아동학대인 다케시 아버지의 야구에 대한 집착이 종종 작품을 보는데 방해가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만화적 허용이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작품 내 최대 논란 중 하나는 주인공 다케시가 일본고교야구연맹에 등록되지 않은 부정선수였다는 설정입니다. 이는 작품 후반에 갑자원 경기 도중 밝혀지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킵니다. 이 설정 하나로 인해 다케시가 참여한 모든 경기 결과는 무효가 되고, 꿈의섬 고교 야구부도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입니다. 하지만 설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쿠도 감독은 오히려 다케시에게 책임을 묻고, 회장은 ‘등록이 안 된 선수는 FA로 메이저 진출이 가능하다’는 논리로 흐름을 이끌어 갑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이라는 제도가 존재하지만, 작중 처리 방식은 설득력 없이 급진적이며, 스토리의 개연성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츄라우미라는 캐릭터는 신분을 위조하고 성별까지 속여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이런 선택적 서사 처리는 독자들에게 큰 의문을 남깁니다. 과연 작가가 이야기의 논리보다 극적인 전개만을 위해 설정을 남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토리 완성도와 정합성에 대한 회의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소년만화같은 느낌을 후반에 더 나기는 하지만 앞전 작품들에 비하면 좀 아쉽습니다.

 

‘드림’은 흥미로운 캐릭터와 다이내믹한 경기 연출로 주목받았지만,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설정과 균형 없는 주인공 중심 전개, 설정 붕괴로 인해 완성도 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야구만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드림의 전반과 후반을 비교하며 설정의 흐름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야구를 소재로 한 만화에서 ‘현실’과 ‘재미’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아! 물론 고스트바둑왕이나 테니스의 왕자 등을 재미있게 보셨으면 후반부에도 꽤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저도 제가 원했던 야구만화 분위기가 아니라서 아쉬웠던거지 끝까지 보는데는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야구만화에서 보기 힘든 꽤나 신선한 내용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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