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 1부는 일본의 만화가 츠카사 오사마가 그린 장편 축구 만화입니다. 1995년 국내 정식 발매되어 오랜 시간 동안 축구 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작품은 단순한 스포츠 장르를 넘어 우정, 사랑, 성장, 죽음과 같은 무게감 있는 주제까지 아우르며 ‘청춘 스포츠 만화의 교과서’로 불립니다. 축구를 통해 인물들이 부딪히고, 성장하며,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은 세대를 막론하고 깊은 공감을 자아냅니다. 1부, 2부로 나뉘며 각 33권씩 총 66권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부에서 괘천고 축구부가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며, 중심인물인 전중과 구보의 서사가 특히 인상 깊습니다.
1. 다시 뭉친 우정과 축구의 시작
『슛!』의 시작은 주인공 전중이 괘천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됩니다. 중학교 시절, 전중은 친구 평송과 건이와 함께 축구를 했고, 세 사람은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진학 후, 각각의 사정으로 친구들은 축구를 포기합니다. 건이는 과거의 폭력 사건으로 운동에서 멀어졌고, 평송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공부에 전념하게 됩니다. 결국 전중만 축구를 계속하기 위해 괘천고 축구부에 홀로 입부하게 됩니다.
전중이 축구부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평송과 건이는 마음을 돌리게 됩니다. 한 번의 연습 경기에서 전중은 2학년들과 맞붙게 되고, 이 경기에 평송과 건이가 참가하면서 세 사람은 다시 축구를 함께하게 됩니다. 이후 독시, 구보 등과 함께 괘천고 축구부는 점점 강력한 전력을 갖추게 되며, 전국대회를 향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소년물의 특징처럼 이 만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축구에 대한 열정과 서로를 향한 우정입니다. 각각의 인물이 축구를 대하는 방식과 마음가짐이 다름에도, 그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뭉치는 과정은 청춘 만화 특유의 감동을 전해줍니다. 특히 전중은 기술적으로 부족한 모습도 보이지만, 꾸준한 노력과 팀을 위하는 마음으로 중심 인물로 성장해 갑니다.
2. 죽어서도 살아있는 전설, 구보
구보는 괘천고 축구부의 주장으로, 이 작품의 핵심이자 정신적 지주입니다. 뛰어난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그는 팀원들에게 ‘축구를 즐기라’는 철학을 몸소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그가 남긴 “공을 잡고 있으면 모두가 너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라”는 말은 괘천고의 플레이 철학이 되었고, 전중을 비롯한 팀원들의 정신적인 버팀목이 됩니다.
전중은 구보에게 많은 영향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특히 구보가 발견한 ‘전중의 왼발’은 전중의 축구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됩니다. 그러나 구보는 심장병을 앓고 있었고, 경기 도중 상대 선수 11명을 제치고 골을 넣는 전설적인 플레이를 보여준 직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이 장면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이후 구보의 존재는 죽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회상되며 스토리를 이끌어 갑니다.
구보의 죽음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팀 전체의 정신적 각성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됩니다. 이후 등장하는 브라질 유학생 마굴은 구보의 축구 철학을 계승하는 인물로 등장하여, 괘천고가 다시 한번 전국대회에 도전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러한 흐름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단순히 승패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을 잇고, 세대를 뛰어넘는 가치와 철학을 담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은 아니지만, 고 유상철 선수이자 감독이 생각이 났습니다.)
3. 열정으로 만드는 결과
전국대회는 이 만화의 클라이맥스이자, 전중과 팀원들의 성장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무대입니다. 광수의 너클볼 슛, 빙벽 명수의 철벽 수비, 독일에서 온 빌리, 이탈리아 세리에A 출신 골키퍼 경오 등 각기 다른 스타일과 개성을 가진 팀과의 경기는 극적인 전개를 이끌며 독자들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전중은 이 대회에서 ‘서브마린 슛’이라는 독창적인 기술로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며, 전국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떠오릅니다. 경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구보의 회상 장면’은 단순한 추억을 넘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전중과 팀원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결국 괘천고는 1, 2학년으로만 구성된 팀임에도 불구하고,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청춘의 절정에 서게 됩니다.
이후 전중과 주요 선수들은 유스대표로 선발되어 독일 전지훈련에 참가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브라질 대표 조지와 재회하고, 조지는 전중에게 “더 큰 무대에서 다시 보자”는 말을 남긴 채 떠나게 됩니다. 전중은 이 일련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축구 인생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깨닫고, 왼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자각하게 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전중이 첫사랑 일미에게 “더 멋진 남자가 되어 돌아오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성장과 사랑에 대한 진심을 전하고 1부의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이 장면은 축구뿐 아니라 삶 전반에 있어 전중이 얼마나 성숙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슛!』 1부는 단순한 스포츠 만화가 아닙니다.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의 감정, 관계, 성장, 그리고 죽음까지 다양한 삶의 요소들을 담아낸 감성적인 이야기입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며, 현실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전개는 누구라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구보의 죽음, 전중의 성장, 친구들과의 우정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뿐 아니라, 감동적인 청춘 드라마를 원하시는 독자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읽어보셔야 할 만화입니다. 슬램덩크의 명대사와 비슷해서 계속 생각나는 “축구를 좋아하니?”라는 단순한 질문에 담긴 깊은 철학과 감동이, 마지막 장까지 이어지며 여운을 남깁니다. 축구뿐 아니라 젊음과 모든 것을 바쳐서 하고자 했던 어떠한 것에 대한 열정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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