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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

천마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 3부(중원, 무협, 구원)

by 독서광(진) 202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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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 3부는 기존 1·2부의 구조를 완전히 해체됩니다. 하나의 외전 같으면서도 정통 후속편 같은 독립적 서사입니다. 특히 전작들의 주인공 로만 드미트리(=백중혁)가 주축이 아니라, 과거 그의 적이자 피해자, 동시에 천마의 백성이었던 인물인 김판석(1부의 알렉산드르)의 시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신선한 전환이 느껴집니다. 3부를 처음 볼 때 김판석이 주인공이라서 굉장히 깜짝 놀랐습니다. 당연히 백중혁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서 봤는데 김판석이 주인공이라 볼까 말까 고민도 했지만 필력은 어디 안 가서 쉽게 몰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악행의 대가, 윤회의 저주… 그리고 중원으로

김판석은 1부에서 천마 백중혁의 무공 폭주로 인해 생긴 차원의 균열에 휘말려, 샐러맨더 대륙의 크로노스 제국 황태자 알렉산드르로 빙의하게 됩니다. 알렉산드르로서 그는 오라의 창시자, 마법의 개척자, 그리고 대륙을 혼란에 빠뜨린 재앙의 원흉으로까지 군림하지만, 끝내 2차 대륙 전쟁에서 로만 드미트리(백중혁)에게 패배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그는 완전히 소멸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저질러온 악행의 업보로 인해 ‘윤회의 저주’에 걸리게 되고, 2부에서 대한민국의 아홉 살 고아 소년 ‘박민우’. 소년의 몸으로 다시 살아가며, 신이 내린 펜던트를 통해 업보를 씻고 완전한 구원을 얻기 위해 '선행'을 시작합니다. 그는 다시 태어난 세상에서도 마법을 재현하며, 자신의 실수와 오만함을 반성합니다. 마법사들의 길드 '백일'을 창설하고, 대재앙 아웃브레이크 시기에 마법으로 시민들을 지켜내며 진정한 구원의 길을 걷게 됩니다. 결국 펜던트가 하얗게 빛나며 윤회의 저주는 풀리고, 알렉산드르의 모든 악행은 참회의 길로 전환됩니다. 그리고 김판석 자신이 살았던 시기보다 빠른 중원으로 돌아옵니다

장르가 무협

1부가 판타지물, 2부가 현대물이었다면 3부에서는 무협물이 시작됩니다. 2부에서 상단전 기술과 마법 지식을 바탕으로, 전생에서조차 도달하지 못했던 9서클 마법사의 경지에 이른 김판석은 작중 유일하게 10서클에 일시적이나마 도달한 인물로서, 그의 재능과 노력은 로만을 포함한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위업으로 남습니다. 그 기억을 가지고 중원으로 넘어온 그는 시기가 자신이 살던 시대보다 앞선다는 것을 알고 이번에는 당당한 모습으로 백중혁의 진정한 2인자가 되기 위한 계획을 시작합니다. 무협이라는 배경에서 마법사가 마법을 숨기고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백중혁의 길을 미리 준비합니다. 무협 장르에 마법이 등장하는 내용은 심심치 않게 있었지만 그 대단한 마법사가 2인자를 위해 가진 고생을 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합니다. 

3부, 진정한 속죄와 충성의 의미를 묻다

《천마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 3부는 단순한 후속편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기존 1~2부에서 보여주었던 ‘강함의 본질’, ‘절대자의 지배 철학’을 넘어, ‘회개’, ‘속죄’, ‘구원’을 새로운 축으로 삼아 더욱 깊은 감정선과 인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김판석은 한때 대륙을 멸망시키고 마왕과 손잡았던 알렉산드르였지만,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고 자신이 버렸던 가치들을 하나씩 되찾아 갑니다. 그는 천마의 곁에서 단순한 부하가 아닌, 진정한 충신이자 동반자로 거듭나게 되며, 그 서사는 독자에게 감동과 숙연함을 함께 전합니다.

여전히 천마 백중혁을 ‘주군’으로 존경하고 있으며, 그 곁에서 충성을 다하겠다는 결심은 단순한 복종이 아닌, 자신의 신념과 존재 이유를 되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의 모습은 이전 작품의 백중혁과는 다릅니다. 김판석은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알고 천마 백중혁 식으로 행동하고 말투를 따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진짜 천마는 아니지만 천마처럼 보입니다. 심지어 천마가 돼도 좋겠다는 생각을 들 때도 있습니다. 천마는 ‘힘으로 군림’했다면, 김판석은 ‘회개로 감동’을 전합니다. 강한 자보다 더 위대한 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를 통해 작가는 보여줍니다. 

 

《천마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 3부는 이전 시리즈에서 보기 어려웠던 서사적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강한 자의 철학에서, 회개하는 자의 용기와 인간성으로 초점을 옮긴 이 이야기는, 단순한 사이다 판타지가 아닌 치유와 성장의 드라마로서도 기능합니다.

김판석은 무너졌던 자였고, 실패했던 인물이었지만, 그런 그가 다시 천마 곁으로 돌아와 자신을 낮추고 충성하는 모습은 단순히 감동을 넘어 인간적인 위대함을 보여줍니다. 독자들은 그를 통해 우리가 어떤 실수를 하든 다시 일어설 수 있으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노력한다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로만의 2인자’ 그 이상으로, 자신의 죗값을 스스로 묻고 이겨낸 진정한 승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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